ordinary days 2021. 2. 13. 01:05

2021 2 13

조금 우울하고 불안감이 있다.
소통하고 싶고, 나를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그럴 방법을 찾지 못하겠어서. 나는 그런 표현의 수단에 있어서 정말 빈곤하다.
이렇게 글을 쓰는 것이 그런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.
난 그런 걸 좋아한다. 나란 사람을 정의하고 남을 파악하는 일들 말이다.
주위에는 나와 비슷한 사람이 없다. 그래서 외로움을 느낀다.
고독을 즐기는 것에는 익숙하지만 오늘 같은 날은 정말로 싫었다.
외롭고 평화로운 것과 덜 외롭고 주변이 시끄러워지는 것 중 뭐가 좋으냐 하면, 둘 다 싫으니까... 안 외롭고 평화로우면 좋은데.

진심으로 받아들여지고 싶고 이해받고 싶다. 그런 경험은 너무나 강렬하여서 잊혀지지 않는 것이다.

요즘은 M에게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든다. 그리고 한편으론 가슴이 꽉 막힌듯한 감정을 느낀다. 미안한 건 사실이지만 내가 미안한 만큼 M은 부담을 느낄 것이며 난 그 부담에 또 죄책감이 들 것이기 때문이다. 끊이지 않을 자책의 순환이다.

그렇다고 쿨하게 이제 그만 하자! 지워버리자! 고 하기엔 내 속에선 정리가 안 되었다.

어떻게 해야 M이 자책하지 않을 수 있을까.
자긴 죄가 많다고 하였다. 그런 소릴 듣자는 게 아닌데. 그런 생각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고 듣는 순간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. 왜냐면. 모든 게 나 때문인 것 같아서. 내가 조금만 더 평범한 애들처럼 살았으면. M에게 변하라고 무의식적으로 강요아닌 강요를 하지 않았으면. 그랬으면... 좀 더 자신감 넘치고 행복했을까...

그녀의 unmet needs 는 뭘까. 왜 죄를 지었다라고 말했을까. 내가 행복하기를 바래서 한 일로, 자기 때문에 내가 망가졌다고 하였다. 그 말을 듣고 허탈하고 화가 났다.
난 망가지지 않았어. 열심히 살았고 어쩌면 그런 경험을 하지 않은 인간들보다 더 많은 걸 배우는 중이야. 적어도 윗대의 실수는 답습하지 않을거야. 그 정도면 괜찮은 인생 아니야? 지금 나 괜찮지 않아? 정말로 그래? 왜 그런 소릴. M은 때로 놀라울 정도로 약한 모습을 보이고 그 때마다 난 충격을 받는다.

그래, 내가 제멋대로였어. 원하는 걸 해 준 적도 없고 말을 제대로 들어먹은 적도 없지. 멀어지려고 멀어지려고 반대로만 달려가지 않으면 뜬금없이 사건이나 터뜨려서 모두를 괴롭게 했지. 상황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도움된 적 같은 건 하나도 없어. 나는 그런 인간이야. 그렇지만 M이 자책할 건 하나도 없어. 모든 건 나의 문제였어. 아니, 이래선 끝이 안 나. 누구의 문제같은 게 아니야. 그냥 달랐던 거야. 몰랐던 거고. 어긋난 거야. 누구도 나쁘게 굴 생각은 없었어. 난 날 위해서 그랬고 M도 날 위해서 그랬지.
내가 부족하거나 이기적이었다는 말 안 할게.
난 그당시에 그런 것들이 필요했던 거야. 반항하고 아니라고 말하고 혼자 있고 울고...

있잖아, 잘 해줬어. M이 할 수 있는 것을 내게 다 해 줬잖아. 그거면 됐잖아. 비록 안좋은 결과들로 점철된, 인생 대부분이 실패로 뒤덮여버린 아이로 보이겠지만 난 지금 내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어. 그리고 내 앞길은 과거보다는 더 밝을거야. 그러니까 그렇게 생각할 필요 없어.

아마도 M은... 과거 나와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이 그저 괴롭고 싫을 뿐인가보다. 나에겐 중요한 것들인데. 물론 좋진 않지만 다 필사의 선택에서 나온 결과들이었는데. 그게 내 인생이고 난데.

나더러 지능이 낮은 것 같다고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를 이야기를 하였다. 어떻게 표현해야 좋을지 모르겠다. 난 내 생각을 있는 그대로 이야기 했을 뿐인데 멍청이로 비춰져 버린다. 무안하고, 슬펐다.
나는 정말 얼간이 같은 걸까. S도 그렇게이야기 한 거 보면 우연은 아닐 것 같다.

NVC적으로 생각하기 너무 짜증스럽고 어렵다.
그들은 비난하는 게 아니라 뭔갈 원하기 때문에 나더러 멍청하다고 하는 거다. 하지만 뭘 원하는지 정말 모르겠다.
S는 모른다고 답하지 말라고 한다. 생각이 없어 보인다고. 하지만 정말 모르는 걸 어떡해.
그냥. 답을 원하는걸까. 왜 대답을 못하냐는 의미인가? 내가 답을 내리길 회피하는 것 처럼 보이나? (물론 그럴 때도 있다. )
그들에겐 당연한 이야기를 두고 고민을 하는 나는 정말 얼간인가? 하는 생각이 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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관찰 욕구 느낌

나의 행복에 기여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서, 되려 날 불행하게 만들었다는 생각 때문에 비참한 기분이 드나요?
(날 정말 사랑하는구나...)

내게 지능이 낮다고 말 했을 때 난 화가 나고 슬펐어요. 왜냐하면 내 감정이나 생각이 이해받지 못했다는 생각 때문에. 나 자신에게도 답답했어요. 자책감도 들었고요. 내가 원한 건 이해였어요.
그 말을 했을 때 당신이 원한 건... 음... 아 그래. 역시 이해였어. 자기 생각에 공감가지 않는 말을 내가 했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한 거야. 상대도 이해받고 싶던 거야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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